여러 책에서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라 했는데 읽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았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는데 트위터 팔로잉 중 한 분인 asbubam님 회고를 보고 이끌려 생애 처음으로 회고를 쓴다.
2021년은 한 마디로 게을렀던 한 해였다. 2018년부터 자기 계발에 몰두하면서 2020년까지 3년 동안 성장에 매여 나를 몰아쳤었다. 길게 보고 천천해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는 2021년에 번아웃이 와 나사가 빠진 사람처럼 지냈다. 의욕만 앞섰던 지난 3년의 후유증이 1년간의 게으름을 만들었다.
그나마 게으름 속에서 독서와 건강을 놓치지 않은 게 잘한 일이다. 한 번 좋아하면 죽을때까지 좋아하는 성격이 나를 지탱해 줬다.
처음 쓰는 회고이니 선배들의 회고 방식을 모방해서 써보자. 올 한 해 잘한 일과 못한 일을 종이에 정리해 보고 글로 남긴다. 못한 일을 살펴보면 신년에 해야 할 일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부분을 쓰긴 어려우니 내가 주목하는 4개 범주로 나눠서 쓴다.
공부
No | 개인관심으로 읽은 책 | 독서모임으로 읽은 책 |
1 | 대체 뭐가 문제야 | 결혼학개론 |
2 | 서비스 기획 스쿨 | 목적 중심 리더십 |
3 |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 부자의1원칙 몸에 투자하라 |
4 | 소프트웨어 스펙의 모든 것 |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
5 | 웹 API 디자인 | 소셜 애니멀 |
6 |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 | 아비투스 |
7 | 테스트 주도 개발로 배우는 객체 지향 설계와 실천 | 왜 칸트인가 |
8 | 파이썬으로 살펴보는 아키텍처 패턴 | 인생은 실전이다 |
9 |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 | 일잘팀장은 경영부터 배운다 |
10 | 개발7년차 매니저 1일차 | 지정학 카페 |
11 | 존 도어 OKR | 침묵의 봄 |
12 | 코딩진로 | 틀리지 않는 법 |
13 | 클린코드 |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 |
14 | 헬로 디지털 월드 | |
15 | DevOps 핸드북 | |
16 | 우아하게 앤서블 | |
17 | 매니징 쿠버네티스 | |
18 | 공간이 만든 공간 | |
19 | 과학을 쿠키처럼 | |
20 |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 | |
21 | 기획은 2형식이다 |
아무리 게을러져도 놓칠 수 없던 건 독서였다. 1년 동안 총 34권을 읽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었던 3년전보단 적은 수의 책을 읽었다. 적게 읽더라도 실용적인 책을 선정해서 읽었다. 몇몇 책은 기억에 남아 업무나 가정생활에 도움을 줘서 적게 읽은 점에 미련은 없다.
개인 관심은 주업이기도 한 IT분야라서 대부분 IT분야 책이다. 금년엔 SW 구현 이전 단계에서 일어난 일을 잘 하고 싶어 기획, 분석, 설계에 관한 책을 9권 읽었다. 9권 모두 직간접으로 도움을 주어 모두 좋았다. <기획은 2형식이다>, <서비스 기획 스쿨>, <소프트 웨어 스펙의 모든 것>은 회사에서 기획, 설계할 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책이었다. <웹 API 디자인>은 내용이 특히 좋았다. 회사 프로젝트가 아직 초기라 API 설계 시점에 참고할 예정이다.
9권 외에 좋은 리더십이 궁금해서 본 <개발7년차 매니저 1일 차>, 목표 세우기와 일정을 잘 만드는 <존 도어 OKR>이 실용적인 책이었다.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 유감>은 만화책이었는데 독서모임에서 읽은 <틀리지 않는 법>과 함께 보니 데이터 분석할 때 기준과 방법을 제공해 줬다. <DevOps 핸드북>은 회사에서 내가 속한 파트에 잘 갖춰진 개발절차와 문화를 만드려고 다시 읽고 있다.
독서모임은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모임을 이끌고 있다. 2020년은 모임원들의 여유시간을 주려고 2주마다 1권씩 읽던 주기를 1달에 1권으로 줄였다. 대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 토론으로 바꿨다. 모임원들이 모임 주가 아니더라도 여러 책을 보고 있어 형식을 바꿔도 문제가 없었다. 모임 시작은 책 읽는 걸 유지하려고 만든 모임이었지만 이제는 각자 독서습관이 생겨 여러 매체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토론하는 게 훨씬 할 말도 많아 토론이 재미있어졌다. 영화 선정하는 게 어려웠지만 책과 다른 재미와 토론 주제를 제시하는 미디어라 신년에도 꾸준히 진행해야겠다.
독서모임에서 본 영화 |
라이프 오프 파이 |
머니볼 |
행복을 찾아서 |
익스플레인 - 돈을 해설하다 |
미나리 |
화이트 타이거 |
포드 V 페라리 |
파운더 |
인사이드 빌게이츠 |
EBS 다큐프라임 - 혼돈시대의 중앙은행 |
인타임 |
매치포인트 |
보이후드 |
비포 선 라이즈 |
바닐라 스카이 |
공부는 독서만으로 되진 않는다. 독서로 지식을 탐색했으면 실천으로 지식을 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게을러져 2021년엔 심화하는 단계가 거의 없었다.
그중 가장 아쉬운 건 글쓰기를 포기한 거다. 글 쓰는데 두려움이 많아 연초에 글밥님의 글쓰기 모임에 2달 동안 참가했다. 참여할 땐 매일 글을 썼는데 모임이 끝나자마자 글을 안 썼다.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싶은데 막상 쓰려면 두렵다. 아무렇게나 대충 쓰고 싶지 않아 최소 2~3시간 고민하고 글을 썼었다. 시간이 오래 걸릴게 뻔하니 시도를 자꾸 안 하게 됐다.
2022년엔 글쓰기를 꼭 하고 싶다. 매달 1편만 쓰자. 글쓰기 주제는 그 달에 읽은 책으로 하면 되니 시간을 무조건 만들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10시에 쓰자.
해야 할 다음 일은 SW 공부한 걸 실천하는 거다. 책에 있는 예제를 따라 하거나 실습 문제를 풀자. 학습에서 배운 걸 익히는 습 과정을 안 하니 지식이 금방 사라진다. 책 읽는 걸 미루더라도 실습하는 시간을 만들자. 그리고 미뤄왔던 토이 프로젝트를 하자. 처음부터 해보지 않은 AWS에 운영하는 걸 생각하지 말자. 작게 시작하자. 지금 나한테 필요한 독서기록을 저장하는 앱을 집 데스크톱에서 실행시켜 보자. 그리고 AWS는 가을쯤에 자격증 공부로 호기심을 채우자.
건강
죽기 전까지 책 읽고 공부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아내와 아이와 잘 지내려면 건강이 필수다. 건강해지려고 내가 선택한 운동은 달리기다. 3년째 매주 3일 3km를 달리고 있다. 달리기는 이제 내 일상에 한 부분이라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꾸준히 할 수 있다. 2021년도 매주 3번 달려서 목표를 달성했다. 달릴 만큼 건강도 잘 지키고 있다.
달리기 전 10분 스트레칭을 하니 몸에 부담이 없다. 최근 몇 달 전부터 아내가 스트레칭을 같이 하고 싶다고 해 매일 함께 했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시나브로 마음이 생긴 거 같다. 아내랑 함께 하니 너무 좋다. 나 혼자만 건강하면 의미가 적어진다. 아내와 함께 건강해야 한다.
여름, 겨울에 한 번씩 무리하지 않은 10km 마라톤에 참가해서 달리기 재미를 높이고 있었다. 이번엔 코로나로 마라톤 대회가 온라인으로 바뀌어서 재미가 줄어 여름 1번만 마라톤을 했다. 너무 아쉽다.
2022년엔 아내랑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매주 3회 달리기에 더불어 하루는 근력운동을 추가해서 체력을 키우자. 신년엔 꼭 JTBC, 핑크런 마라톤에도 참가하자.
가정과 육아
집안일과 육아는 부부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엄마가 주로 하고 아빠가 보조하는 게 아니다. 둘 다 같은 비중으로 해야 한다.
집안일로 사소하게 우리 부부가 다투는 일이 많았다. 설거지, 빨래를 준비, 실행, 마무리 단계로 쪼개고 각각을 아내와 내가 분담해서 시간 효율을 높였다. 확실히 집안일 부담이 줄어 둘 다 모두에게 여유가 생겼다. 싸울 일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집안일 부담을 줄이는 목적은 아내가 자기 일에 집중하게 돕고 싶어서이다. 바리스타 커피 강사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수업이 없다가 이제 서서히 수업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내의 자아실현에 꼭 일조하고 싶다. 더불어 아내 수업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면 추가 수입원이 되니 경제면에서도 좋은 일이라 안 도와줄 이유가 없다.
집안일보다 집중한 건 육아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아이가 여러 가지를 하고 싶어 했다. 우리의 육아관은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학습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둘 다 조심한다. 아직까지는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고 있다. 특히 내가 매일 책을 읽으면서 독서하는 환경을 만드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다. 흥미를 위해 서점에 가면 보고 싶은 책 1~2권을 꼭 사준다. 만화책도 상관없다. 아이 자신이 직접 골라서 2021년엔 15권을 읽었다. 몇몇 만화책과 그림책은 5번이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여러 취미를 갖게 하자고 아내랑 얘기했었다. 예체능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싶었다. 1년간 리듬체조,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을 했었다. 특히 리듬체조와 피아노는 아이가 집에서 놀면서도 혼자 연습을 한다. 나랑 아내는 어릴 적 공부 강요를 받았지만 강압적인 교육은 의미 없다는 걸 아이를 통해서 배운다.
아쉬운 점은 아이에게 책을 거의 못 읽어 줬다. 매주 3번은 읽어주기로 약속했는데 야근하면서 계속 못 해 줬다. 신년엔 주 2번은 책을 읽어줘야겠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읽어주면 잊지 않고 가능할 것 같다.
얼마 전 영어로 된 유튜브를 보다가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를 모두 잊었다고 아쉬워하면 울었었다. 영어 수업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여자아이지만 아직 저학년이다. 하지만 곧 고학년이 되면서 성별 차이를 알게 될 거다. 성교육, 사춘기 관련 책을 미리 읽고 아내랑 준비해야겠다.
마무리
연습장에 정리한 걸 보고 글로 옮겨 적다 보니 상태를 명료하게 알게 되었다. 신년에 해야 할 일도 더 뚜렷해지고 의욕도 높아졌다. 작심삼일이 되면 목표를 작게 만들어 작은 성취를 만들어서 유지하자. 2021년은 잘 쉬었으니 다시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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