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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돌아온 김치 담기

# 경기도 남한산성면 어느 전원주택 오후 4시
# 2평짜리 평상을 찍는 카메라

내레이션: 오늘은 김장을 위해 배추를 절이는 날입니다. 8 가족이 나눌 김치를 위해 300포기 배추를 절이고 있습니다.

배추 절이기


# 절인 배추를 나르는 철없는 아들내미

 

내레이션: 저녁이 돼서야 절인 배추에 물기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규진: 엄마, 이거 꼭 찬물로 해야 해요. 면장갑에 고무장갑을 껴도 손 시려요.

엄마: 이 녀석아. 구시렁 대지 말고 얼렁 해. 너무 손 시리면 화덕에 손 녹이고 다시 와.

내레이션: 새벽 1시까지 작업해서 절인 배추에 물기를 빼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둔 배추가 예쁘게 정리되었네요.

 

절인 배추 물빼기

 

 


# 다음날 이른 아침


나래이션: 우리 가족 대장인 엄마의 지시로 저흰 앙념조, 배추 속 넣기조, 김치통 보관 조로 나뉘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엄마: 흐름 끊기면 힘들어지니까 양념 조는 알아서 배추 옆에 잘 보충해서 부어놔. 알았지!

양념 조: 네~~~~

내레이션: 엄마의 지시로 김장 작업은 원활히 진행되었습니다. 오전 7시에 시작하여 점심 전 12시에 마무리되었습니다.

 

 

 


# 김이 모락모락 피는 수육이 놓은 간이 테이블


내레이션: 김장의 하이라이트인 수육입니다. 들통에서 꺼낸 뜨거운 수육과 방금 담근 김치를 말아서 먹으면 그 맛이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아이들: 할머니 고기 먹어도 돼요?

엄마: 그럼, 그럼. 할머니가 기름장에 찍어줄게요. 일루 와요.

이모부: 규진아 막걸리 한 잔 해.

규진: 네. 네. 대접 여기 있어요. (우적우적, 꿀꺽꿀꺽) 꺄하~~~~

내레이션: 수육 한 점 위에 김치 한 줄을 올려서 입에 넣습니다. 씹으면 육즙과 김치가 어우러져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바로 막걸리를 들이켜서 입안에 돌려줍니다. 고기, 김치, 막걸리 하모니는 이루 말할 수 없네요.

 

수육, 막한 김장김치, 막걸리

 

 


# 페이드 아웃되면서 전체를 조망하는 카메라

내레이션: 밭에서 직접 키운 배추와 고추를 사용하고 여덟 가족이 모여서 으싸으싸 김장하는 모습이 아주 화목합니다. 내년에는 총각무도 한다는데 기대되네요. 그럼 내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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