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정말 있다고 믿었던 시절 난 게임기나 게임팩을 받고 싶었다. 그때는 게임, 학교, 친구가 전부였다. 학교와 친구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였고, 게임은 살 수 있는 것이라 게임 관련 선물을 받는 게 가장 좋았다. SF처럼 비현실적인 게임 세상에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움직이는 게 마치 내가 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이제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내일은 성탄절이다. 아내와 나는 아이가 산타의 존재를 믿을 동안은 최대한 산타가 준 것처럼 해주겠다고 의견을 맞췄다. 굴뚝이 없는 우리집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밤에 몰래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자고 있어야만 집에 들어오니 빨리 자자고 부추겼다.
아이가 원한 선물은 몰펀 블럭이다. 유치원 종일반에서 가지고 노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서도 몰펀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유치원에서 성탄절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받고 싶은 물건을 적도록 했다. 부모들은 그걸 선생님한테서 전달받고 선물을 준비한다.
글을 쓰는 이 시간 아이는 벌써 자고 있다. 글을 쓰고 나면 마루에 있는 가짜 트리 밑에 선물을 가지런히 두고 내일 아이가 좋아할 모습을 상상한다.
아이가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받고 싶은 선물이 생각났다. 아이랑 이렇게 계속 대화하고 즐겁게 지내고 싶다.
산타 할아버지 아이가 커서도 우리랑 대화하는 집이 되게 해주세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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