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두 대통령을 만나다

한줄평

글쓰는 방법에서 두 대통령을 만나다

책소개

"대통령의 글쓰기"는 강원국님이 2014년 2월에 쓴 글쓰기책이다. 부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이다. 저자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연설문으로 그들과 소통하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자신을 뜻을 밝히는 지를 배웠다고 한다.

서평

책을 다 읽고 나니 글쓰기에 대해 배워서 좋았다라는 느낌보다 두 대통령을 더 알게 되어서 좋았다라는 감정이 먼저 든다. 목차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파트 제목이 일화를 대표하는 문장들이다. 그리고 후기를 보면 저자가 이 책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쓴 글이다고 마무리 한다. 글쓰기 방법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두 대통령과의 추억을 되돌아본 것이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신하다. 두 분이 집권했을 때 나는 대학생이었고 두 정권을 직접 겪어서인지 책에 실린 연설문이 육성이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글쓰기와 연설이 대통령에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국민에게 알린다. 자신의 생각이 다시 정책에 반영되어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고 쉽게 알리려는 노력은 결국 국민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비치게 된다. 이미 우리는 국민들을 쉽게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대통령을 보았기에 책에서 보이는 두 대통령이 더 존경스럽고 그리워진다.

 

감상은 접고 책에서 말한 글쓰기 방법에 대해 알아 본다.

좋은 글쓰기의 기준을 두 대통령이 추구하는 기준으로 설명하여 객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준마다 이유와 예시가 잘 설명되어 공감도 되고 납득도 하게 된다. 나에게 인상 깊었던 기준은 아래 4가지 이다.

 

짧은 말의 위력. "짧은 글일수록 압축된 어휘와 간결한 문장으로 써야 힘이 생깁니다." 단문은 핵심만 담기 때문에 의미파악이 잘 된다. 그래서 뜻이 분명하게 전달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도 논리 글쓰기에는 단문으로 쓰기를 조언한다. 백문이불여일견. 아래 한 문장에서 짧은 말의 위력을 알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후 군부대를 방문해 공정한 인사 방침을 얘기한 것이다.

 

"앞으로 군은 서울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북을 향해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아주 명쾌하다. 군 통수권자의 위엄도 풍기고 군인들에게 명예욕을 버리고 본래 목적을 위해 일하라는 명령이다.

 

핵심 전달 말고도 상황에 따라 짧은 말이 따뜻한 애정을 담을 수 있다. 대개 대통령 연설은 교장선생님 훈화처럼 길게 준비된다. 책의 사례에서 60회 경찰의 날 축하행사 자리에 갑작스런 폭우로 경찰들이 비를 쫄딱 맞을 때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이다.

 

"제가 7분짜리 치사를 준비했습니다. 줄여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이것은 바로 여러분의 자랑입니다."

비를 맞고 있는 경찰들을 배려하여 짧게 연설을 바꾼것이다. 참여한 경찰들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다.

처음부터 간결하게 쓰기는 힘들다. 일단 글을 쓰는데에 집중해서 쓴다. 그리고 나서 간결하게 줄이는 것이다. 저자는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라 한다.

 

쉽게 쓰자.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김대중 대통령의 충고다. 나 역시 쉽게 쓰는 것이 좋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남의 글을 읽거나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을 때 이해하지 못한 채 그대로 있어야 한다면 정말 고역이다. 말하는 사람의 시간도 아깝고 듣는 사람의 시간도 아깝다.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고 친절하게 쓰는 글이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고 시간낭비도 하지 않아 생산적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쉽게 쓸 수 있을까? 첫째, 쉬운 말로 쓰는 것이다. 지난 독서모임에서도 이 의제로 논의를 했었다. 친절하게 이해시키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것에 많이 공감했다. 하지만 주의 해야할 사항이 있었다. 상황에 맞춰 쉽게 쓰는 것이다. 논문 같은 경우 이미 논문을 읽는 독자는 해당 분야를 공부했거나 공부 중인 사람들이다. 불필요한 설명을 꼬박꼬박 다는 건 더 비효율적이다. 둘째, 명확하게 짚어줘야 한다. 읽는 사람이 요점을 딱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사례를 들고 비유를 해서 쉬운 이해를 돕는 것이다. 넷째, 반복하는 것이다. 분명 여러번 얘기해서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 반복은 질리기 쉬우니 다른 표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강조가 될 수 있다.

 

명료하게 써라.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을 이긴다", "단순화해라. 많은 것을 전달하려는 욕심을 버려라. 한두 가지로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해라" 명료하게 쓰는 것을 강조한다. 왜 명료하게 써야 하는가? 이해하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해가 쉬워지면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럼 명확하고 단순하게 글을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4가지를 말한다. 첫째, 글을 쓰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내 경우 목적이 애매하면 시작부터 쓰기 힘들고 그 이후도 우왕좌왕하면서 쓰기가 힘들었다. 둘째,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본질을 알 수 있다면 애둘러 대지 않고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다. 셋째, 과욕은 금물이다.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다보면 복잡해지고 꼬이게 된다. 넷째, 독자를 믿어야 한다. 애매하다. 나는 이 방법을 읽는 대상을 명확히 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상이 정해지면 배경지식의 기준을 세울 수 있고 거기에 맞춰 필요한 말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모든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 신뢰를 쌓는 것이다." 말이나 글, 모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뭔가를 전달한다고 생각해보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신뢰가 없으면 믿을 수 없게 더 많은 내용을 실게 된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글쓰는 사람조차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소통을 더 많이 하게 되어 결국 이해시키기도 힘들게 되는 것이다. 여기의 해결책은 위의 명료하게 써라와 통한다.

 

진정성을 어떻게 얻는지에 대해 저자는 5가지 조건을 말한다. 첫번째 조건은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이다. 마음 열고 스스로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조건은 진실한 것이다. 저자는 솔직하다는 것에 진심을 담그라고 말한다. 영혼없이 말한 경우가 이 예이다. 세번째 조건은 반성하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면 상대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네번째 조건은 행동과 실천이다. 우리는 말만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다는 것을 보어야 다음부터 신뢰가 쌓인다. 마지막 조건은 글에 자신이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어 없이 얘기하고 나중에 발뺌한다면 누가 사실을 믿어줄까. 사돈 남말은 진정성이 없다.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위 4가지 기준을 맞췄는지 생각해 보았다.

짧게 쓰기 기준으로 보면 서평 분량이 이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불필요한 요약들을 버리고 가장 인상깊은 주제만 뽑아서 썼다. 다음 쉽게 쓰자 기준에 맞춰서는 가급적 모호하게 안 쓰고 단문으로 쓰려 했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빈틈이 있는 듯한 느낌은 아쉽다. 꾸준히 서평을 쓰면서 쉽게 쓰고 꽉차게 쓰도록 노력해야 겠다.

명료하게 써라 기준은 따르기가 쉽지 않았다. 저자가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지 따지면서 보자. 내 서평 목적은 책 추천이다. 내가 느낀 이것을 다른 사람도 공감하면서 읽었으면 좋겠다. 두번째 조건은 본질을 꿰뚫어보는 것인데 이 책의 본질은 뭔지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웠다. 대통령을 그리워한 것과 글쓰는 방법을 알리는 것, 이 두 의미가 계속 충돌한다. 그래서 감정에 대한 내용과 글쓰기 방법에 대한 내용을 모두 다뤘다. 내가 쓰면서도 헤갈리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주제를 토론의제로 붙여봐야 겠다.

나머지 과욕하지 않는다는 조건은 많이 담을려는 욕심을 버려서 분량을 줄인 것으로 따랐다. 독자를 믿으라는 조건은 대상독자를 독서모임 참여자로 범위를 좁혀 이미 내용은 다 알고 있다고 가정했다. 그래서 가타부타 말을 쓰지 않아도 됐었다. 마지막 기준인 진성성으로 승부하라는 내가 책에서 받은 느낌을 그대로 써서 진실함을 표현하려 했다. 더 많은 신뢰는 이후 글쓰기에 지금까지의 책 조언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보일 것이다. 나는 아직 진행형이니 씽큐베이션 1기가 끝냈을 때 진정성을 다시 평가하자.

 

자주 다짐하는 말이 있다.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 작게 시도하고 평가받아서 조금씩 올라가자. 피드백을 받으면서 다음 서평이 조금씩 발전하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