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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하다 말다

영어...공부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하게 된다. 국민학교 1학년 때 처음 알파벳을 배웠다. 한글도 미처 떼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를 해야 하니 곤욕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졌던 나는 학교에서 몰아치듯 가르치는 영어시간이 너무 싫었다. 시청각실에 앉아서 헤드셋으로 수업을 듣다 보면 그곳에 나만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다들 뭔가 따라 하고 알아듣는 듯했지만 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때 영어를 포기했다.

중학교에 가고 친한 친구가 영어과외를 받으면서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거 보고 너무 부러웠다. 친구처럼 하고 싶었다. 포기했던 영어를 이때 다시 공부를 했다. 하지만 역시 친구보다 잘할 수 없었고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내가 뒤쳐져 있었다. 또 영어를 포기하고 이후는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공부했다.

대학에 갔고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서 가급적 영어과목은 등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공 필수 과목이 영어원서로 진행해 큰 걸림돌이었다. 다행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친구들 모두 같은 상황이라 성적은 중간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영어는 피할 수 있으면 되도록 피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결코 피할수 없는 상황이 왔다. 회사에 입사해서 부서 배치되고 맡은 업무가 해외 업체와 프로그램을 주고받아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영어 메일을 읽고 답변으로 영어 메일을 써야 했다. 입사 동기, 주위 친구를 모두 동원해 3년 간 겨우겨우 일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쓰는 영어에는 패턴이 있었고 그걸 활용해서 혼자 메일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때까지가 내가 최대한 외면하면서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컴퓨터 관련 일은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영어가 안되면 실력을 키우는게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자료가 영어로 되어 있었고 번역된 책만으로는 부족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하려면 영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젠 공부하기를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지인에게서 추천받은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6개월간 공부하면서 기본기는 배웠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좀 더 일찍 공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미 지나 간 일이다. 이젠 포기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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