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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현실과 이상 차이

  어제 폭설이 내렸다. 7~8년 전 폭설로 회사에서 지각 예외를 줬던 그날처럼 거리에 눈이 쌓였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출근길이라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가 그냥 차키를 들고 차에 탔다.

시동을 켜고 지하에서 올라가 주차장 입구에 나섰다. 입구 사거리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 아파트 단지들 사이 골목길은 치우지 못해 눈이 쌓은 그대로였다.

서행하면서 골목 진입을 위해 핸들을 왼쪽으로 돌렸다. 차는 좌측으로 5도, 10도, 15도, 30도, 45도, 45도, 45도.


잠시 밀렸다.

기어를 저속으로 내리니 다행이 서서히 회전하여 골목길에 무사히 진입했다.

휴~ 한숨 돌리고 출근길에 올라탔다.


  평소보다 시간이 2배 걸려 회사 주차장 입구에 도착했다. 나처럼 차를 가져온 사람들이 꽤 있었는지 지하 주차장에 입구에 눈 부스러기가 많이 흩어져 있었다.

홀로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막다른 코너에 다다라 우회전을 하기 위해 핸들을 우측으로 돌렸다.

차는 오른쪽으로 10도, 30도, 60도, 90도로 회전하며 코너를 돌아야 한다.

하지만 차가

 

5도

10도

15도, 15도, 15도 계속 15도.

그대로 앞으로 밀려서 벽충돌 방지 문턱을 타고 차가 올라갔다.

  분명 내가 핸들을 꺾었을 땐 차가 오른쪽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몸이 생각했지만 실제 차는 돌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의 충격이  찌그러짐의 안타까움보다 크다. 입안에 혀가 부푼 거 같았다.

 

쩝. 입맛을 다시며 정신 차리고 후진하여 주차장에 재진입했다.

아침부터 사고가 나니 하루 종일 찝찝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퇴근길엔 몸사리며 걸어서 집에 갔다.
하루를 어찌어찌 보냈다.

 

이럴 땐 야식이다. 앵그리 너구리 라면으로 후끈후끈하게 기분을 풀었다. 내일은 나이진 기분으로 일어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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