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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굴레에서 벗어나기 - 04

 

상실감, 바로 그것이었다. 몇 시간 전.

 

"안녕하세요, 저는 꿈 제련사 최민희라고 합니다. 남편분이 얼마 전 꿈 제련을 맡기셨는데요. 제가 작업을 제대로 못 해서요. 남편분 상황을 이해하면 다음 제련 때 확실히 할 수 있어 찾아왔습니다."

 

"아.. 네. 남편한테서 얘기 들었어요. 궁금한 게 어떤 거죠?"

 

민희는 꿈 제련 중에 나타난 같이 놀던 아이가 꿈 마지막에 울며 도와달라고 한 이야기를 했다. 작업 전 고객 신상정보에서는 봤던 아이가 아니어서 허구의 주인공인지 다른 사연이 있는지 물었다.

 

종은은 과거 자신들이 지웠던 아이가 떠올라 왈칵 눈물이 났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과거 그때의 미안함에 감정이 북받쳤다. 뭔가 사연이 있는 거로 보고 민희는 우는 종은이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렸다.

 

"이제 좀 괜찮으세요. 두 분이 꿈속의 그 아이와 관련된 일이 있었나 봐요. 어떤 일이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어요?"

 

"갑자기 울어서 죄송해요. 남편이 악몽을 꿀만큼 계속 자책하고 있었는지 몰랐어요. 과거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종은은 과거 여행지에서 실수로 생긴 아이를 지운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낳은 아이 이야기까지 전부 알려 주었다. 부부의 자초지종을 들은 민희는 덕윤이 과거 잘못을 계속 자책하여 부정적인 마음이 악몽으로 변한 것이라 판단했다.

 

과거의 잘못에만 갇혀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스스로를 용서하는 건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그래야 미래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민희는 종은에게 실수 없는 꿈 제련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엔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제차 강조했다.

 

사실 민희는 결혼 초 유산한 경험이 있다. 이들 이야기를 들으니 민희도 눈물이 나 고개 돌려 눈물을 닦았다. 눈물까지 보이며 공감해 주는 민희를 보고 종은은 다독이며 괜찮냐고 물었다. 민희는 별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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