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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라이엇 게임즈 성장이야기

이 글은 골든래빗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 중심주의》의 서평이다.
 
회사를 퇴사하고 한동안 무얼 할지 고민하느냐 개발자 책모임을 못했다. 긴 추석 연휴로 마음을 정리하면서 때마침 치즈님 트윗을 보고 바로 책모임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개발자들과 IT 이야기를 해서 즐거웠다. 15년간 일하며 지쳐서 회사를 떠날 땐 당분간 IT를 멀리 떨쳐두었다가 반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다시 만나니 즐겁다.
 
이 책은 라이엇 게임즈의 성장이야기다. 기업 성장이야기는 전쟁 영웅 이야기처럼 흥미롭다. 내가 읽거나 봤던 책, 영화 모두 좋았다.
 

  •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 창립과 초기 성장의 어려움을 보여준 영화
  • 파운더: 맥도널드를 전 세계에 퍼뜨린 과정을 보여준 영화
  • 크래프톤 웨이: 배틀 그라운드를 만든 크래프톤이 어떻게 생기고 역경을 해처 나갔는지 보여준 책
  • 플레이 리스트: 스웨덴에서 시작한 스포티파이가 기존 음악시장을 어떻게 대응하고 미국으로 넘어가 성장하는지 보여준 드라마

책을 읽으면서 고민한 내용과 책모임에서 참여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아래에 정리한다.

 

1) 회사 미션, 비전이 회사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얼마나 중요할까?

 

스스로에게 끊임 없이 되묻는 과정을 통해 라이어터들은 핵심가치를 지켜나간다. 적어도 내가 퇴사하던 때에도 그 질문은 모든 결정에서 연속적으로 등장했다. -p16

 

핵심가치, 미션, 비전, 모토 등 회사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를 가리키는 용어다. 어떤 용어를 정의할지 각자 다르나 모든 회사는 이 중 하나 이상을 정의한다. 한 창업자는 이 요소를 머릿속에 두고 말 또는 행동으로 직원에게 설명한다. 또 다른 창업자는 이 요소를 글로 남겨서 구체화한다.
 
정의하고 이를 공유한 다음 이를 제품을 포함한 회사 전반에 녹여내야 한다. 녹여내지 않는다면 동상이몽일 뿐이며 허울 좋은 문구이다. 다녔던 회사 중 하나가 가치와 실제가 맞지 않았다. 동료들도 같은 생각을 했고 회사가 한 많은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핵심가치와 실제 결정에 큰 차이는 불합리하거나 위선적 행동이라고 느꼈다. 결국 경영진과 직원이 점점 벌어졌다. 퇴사 후 친한 동료에게 이야기를 들으면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소식에 안타깝다.
 
책 모임 참여자들 이야기에선 미션, 비전 등의 필요성을 못 느꼈으나 이번 기회에 정의할지 고민한다고 했다. 어떤 참여자는 미션을 회사가 이미 달성하여 미션을 변경했으나 만들 제품에 미션을 억지로 껴맞춰서 앞뒤가 안 맞는다고 했다.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억지로 만든 핵심가치는 직원들에게 반발을 사고 역효과가 난다. 그리고 제품에 영향을 미치고 고객에게 미친다. 이점을 주의해야 한다.
 
핵심가치 등은 회사가 결정을 할 때 기준이 된다. 일관된 기준으로 결정하면 임직원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라이엇 게임즈는 핵심가치를 개발, 마케팅, e스포츠 등 여러 영역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를 큰 성과를 얻고 성공을 했다.
 
핵심가치 등을 아직 정의하지 않았다면 동료, 직원들과 논의해서 공감대를 만들고 방향을 맞추면 좋겠다.

 

2) 책모임 참여자들은 경험상 효율 vs 효과 프레임워크에서 어떤 걸 우선 선택하는가?

 

나는 물러서지 않고 '효율 vs 효과' 프레임워크로 놓고 플레이어를 위해 어느 쪽이 더 낫느냐로 설명했다. ... 이렇게 프레임워크를 명확히 하고 효율보다 효과를 강조해서 설득한 결과, 각지에 엔지니어링 조직을 만들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p97

 

내 경험에선 효율과 효과 중 주로 효율을 선택했다. 규모가 켜서 그런지 효율 선택이 자원을 많이 절약하고 개발 과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줬다.
 
책 모임에선 효과는 단기적 이익에 도움을 줄 때 선택하고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할 땐 효율을 선택한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접근방법이다.
 
다른 접근방법으로 효율, 효과를 공통부와 가변부로 보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본사가 공통부를 담당하고 지사가 가변부를 담당했다. 여기서 어디에 더 비중을 둘진 플레이어를 중심에 두고 긴 토론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가변부가 존재하면 반드시 차이가 벌어진다. 주기적으로 차이를 줄여야 하는데 이때 많은 자원을 소비한다. 이전 회사에선 이 차이를 줄이려고 수많은 시스템, 절차를 만들었다. 차이를 줄였지만 오히려 시스템, 절차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서 차이가 생겼다. 꾸역꾸역 헤쳐나가는 게 힘들었다.
 
이 문제를 구글도 겪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파편화가 이 문제다. 여러 해를 거쳐 개선한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적용했지만 아직도 몇몇 서브시스템은 파편화로 고생한다. 참 해결하기 어려운 주제다.

 

3) 초기 수익 모델이 약했던 라이엇 게임즈는 어떻게 1,500만 달러 투자를 받았을까?

 

그들이 보기에 당시의 게임 개발사는 플레이어나 커뮤니티 육성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테이블 위에 플레이어는 제외되고 오직 수익만 올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수익을 창출할 게임을 출시하고 전성기가 지나면 다음 수익을 올려줄 게임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p46

 

브랜든과 마크는 조바심이 났지만 돈을 뿌리는 마케팅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좋은 게임이라면, 멋진 경험을 제공한다면, 플레이어가 외면하지 않을 거야' 개발에 더 몰두하고 플레이어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데 집중했다. -p50

 

LOL 같은 게임 컨셉은 이미 도타, 카오스로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를 증명했다.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잘 꾸민 게임이 없었을 뿐이었다. 라이엇 게임즈가 시기적절하게 이 갈증을 해결했다.
 
라이엇 게임즈 창업자가 시작하던 그 시기에 난 친구들과 도타와 비슷한 워크래프트3 유즈맵 게임인 카오스를 했었다. 그 당시 PC방에 절반은 카오스를 했었다. 그만큼 게이머는 도타류 게임에 목말라 있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유즈맵 카오스를 단독 실행 게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많은 금액이 투자됐다는 이야기를 책모임 참여자분이 알려주셨다.
 
그리고 큰돈이 라이엇 게임즈에 투자될 수 있던 건 그때가 미국 닷컴 버블이어서 이다. IT 벤처 기업에 투자가 몰리던 시기라 수익 모델이 약했던 라이엇 게임즈도 큰 투자금을 받을 수 있던 거 같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서 라이엇 게임즈는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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