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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 건강을 챙겨야 하는 이유

 

 

내년이면 마흔이다. 어릴 적 부모님이 40이면 다 살았다고 지나가듯 말했었다. 그리고 내가 내년에 마흔이 된다. 부모님이 했던 말을 되짚어 보면 죽을 때가 됐다는 말보단 몸의 성장이 멈추고 노화가 시작되었다는 말로 해석했다.

부모님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 당시 부모님을 기억해 보면 건강상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지금의 나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 물론 30살이 지나서부터 감기 등으로 아프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지긴 했다. 어른들의 말이 뇌리에 박혀있어 10년이 지난 40부터는 안 좋아질 거라 자신에게 되뇌게 된다.

20대에는 건강을 신경써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 30대부터 신경 쓴 이후 나이가 들어서도 꼭 유지하고 싶은 게 하나 생겼다. 바로 젊은 뇌, 기능이 쇠퇴하지 않는 두뇌를 가지고 싶다. 늙어서도 배움을 놓치지 않고 그걸 내 삶에 계속 적용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씽큐 온 지정 도서로 읽은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이 바로 내 바람을 담는 책이었다. 제목부터 딱 내가 원하는 바였다. 책 내용은 두뇌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을 설명한다. 장수에 대한 우리의 오해로 시작하여 장수의 비결을 설명하고 마지막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장 구성이 깔끔하다. 이런 3단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의도를 명확해 준다.

저자 스티븐 R. 건드리 박사가 책에서 말한 것 중 장 건강을 잘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나와 직접적 관계인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은 질병들이 장 건강이 원인이었고 나 역시도 어르신들과 비슷한 식생활을 한다면 나도 같은 병을 겪을 거라는 걱정이 들게 되었다.

책의 원서 제목인 장수의 역설(The Longevity Paradox)이 제목만으로는 이해가 안 됐지만 책을 읽고 나서 무슨말인지 알게 되었다. 이 말은 우리가 장수하기 위해선 내 몸에 가장 오래된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에게 우리 건강의 주도권이 있다는 뜻이다.

우리와 미생물간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 지국 역사 초기에 시작한다. 아주 먼 옛날 지구 단세포 생물과 박테리아만 존재할 때였다. 원시 대기와 바다에는 산소가 없었다. 바닷속에서 이들 생명체가 분열하면서 생존하고 있었는데 산소가 생기면서 위협을 받게 된다. 이 둘은 생존하기 위해 거래를 시작한다. 박테리아가 단세포 생물 속으로 들어가 세포가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이렇게 된 세포는 현재 모든 동물의 세포를 구성하는 진화 세포인 진핵세포가 되었다. 결국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안에는 박테리아가 존재하고 이들이 주는 에너지로 우리 세포가 유지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다.

좀 더 지구의 시간이 흘러간다. 식물이 지구를 9,000만년 동안 지배하다가 곤충이 생기기 시작했다. 곤충은 식물을 먹어 치우며 생존을 했고 식물은 자신의 성장과 번식을 위해 대안을 마련한다. 식물은 자신을 잡아먹는 곤충을 독살하거나 마비시키고 아프게 하거나 혼란에 빠뜨리는 화학물질과 수단을 개발했다. 이후 우리 같은 포유류가 이런 식물과 그 식물을 먹은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식물이 만든 화학물질이 인간의 몸에까지 위기를 안겨 준거라 설명한다.

인간 역시 진화를 하면서 이런 식물 화학물질을 대비하거나 이겨내도록 성장했다. 초기 인류는 동물들을 피해 초원보다는 숲과 동굴에 들어가 생활했었다. 이는 숲에 나는 식물과 동물들을 잡아 먹게 되고 이런 동식물에 있는 화학물질에 적응하게 된다. 이렇게 적응해서 살아난 인류의 유전자는 지금 우리 몸에까지 이어졌다.

그럼 장은 왜 중요한 건가? 인간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음식을 소화하면서 얻는다. 음식 소화는 장에서 이루어 진다. 우리는 장에서 음식물을 소화시켜 에너지를 얻게 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을 처리하고 영양분을 필요한 기관에 전달한다고 한다. 그 근거 연구로 무균 쥐들에게 고지방 음식을 먹여서 관찰했다. 그랬더니 쥐들의 체중은 증가하지 않았다. 그 지방은 배설물과 함께 밖으로 배출되었다. 이 쥐에게 지방을 먹는 세균을 주입하고 고지방식을 먹였더니 그 세균이 지방을 소화해서 쥐의 몸으로 전달했고 체중이 증가했다.

다른 연구로 예쁜꼬마선충 실험도 있다. 꼬마선충은 인간 내장의 축소판으로 여겨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2017년 예쁜 꼬마선충의 장내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다당류 콜라닌산이라는 특정 화합물을 투여한 선충과 그렇지 않은 선충과 비교하니 투여한 선충이 더 오래 살았다.

그렇다면 장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창자벽이 손상되면 장 누수가 생긴다. 장 벽을 빠져나온 나쁜 세균이 혈관 어느 곳이든 이동하여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염증이 질병을 유발한다. 예로 폐섬유증은 염증이 폐혈관을 공격해서 생긴 병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장을 치료하면 병세가 크게 호전되는 걸 알 수 있었다.

암 역시도 누수된 창자벽에서 나쁜 세균이 일으킨 질병이다. 관절염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보통 관절염은 많이 써서 생기는 병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관절염도 장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유해균이 관절을 닳게 한다. 사실 많이 쓰면 연골이 닳는다. 그렇지만 닳는 속도보다 재생되는 속도가 빠르면 계속 관절을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그러나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재생 속도가 떨어져 결국 연골이 닳게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장내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장내 유익균이 계속 살 수 있게 신경 쓰며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더불어 유해균을 번식시키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최근 많이 언급되는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유익균이 좋아하고 오래 유지시키는 것들이다. 약보다는 이것들이 포함된 음식을 통해서 이를 채우는 걸 건드리 박사는 권장한다. 그럼 이 둘은 무엇을 의미할까? 프리바이오틱스틑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 그 자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에 머물고 프리바이오틱스를 먹어서 우리 장의 장내 유익균이 풍부해지고 유익하게 해 주게 핵심이다.

이외에도 간헐적 단식으로 우리 몸에 스트레스를 줘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자세한 음식들과 실청 방법은 책의 내용을 참고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감수했던 이용승 원장님의 얘기대로 현대 의학은 불완전한 학문이다. 항상 맞을 수 없다. 대신 수많은 연구자들이 조금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 의사에게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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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법

베스트셀러 《플랜트 패러독스》의 저자, 스티븐 건드리 박사는 이 책을 통해 건강하게 잘 늙는 법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오래된 존재인 우리 몸속에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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