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10편의 서평을 썼다. 그 중 8편은 글쓰기 관련 책으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통령의 글쓰기>, <유혹하는 글쓰기>,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컨테이져스>, <스틱>, <최고의 설득>,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이다. 한 편 한 편 쓸 때마다 내 글도 조금씩 달라졌다. 첫 서평을 보면 요약만 잔뜩 있었고 평가는 거의 없었다. 윤충희PD님과 팀원들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서서히 내 글은 문단 형태로 바뀌었다. 이제서야 글에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고 이야기에 더불어 책 내용도 담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다 보니 내 글에 필요한 것이 생겼다. 바로 글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서평을 보면 이야기와 책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다. 2개의 글이 따로 놀면서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이 있다. 이걸 고쳐야 초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럼 "주제"가 뭔지 좀 더 알아 보자. 한자 풀이를 보면 主 주인 주, 題 볼 제(제목 제)로 주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주장이나 생각이 주제인 것이다. 하나의 글에 여러 주제를 담는다면 독자들은 글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게 된다. 하나의 주제를 일관성 있게 하라는 여러 글쓰기 책에서 조언하고 있다.
주제에 집중하라
원래 쓰려고 했던 이유,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잊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논리를 밀고 가야 한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명료하게 써라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되는 글이다.
- <대통령의 글쓰기>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 <유혹하는 글쓰기>
주제가 중요한 미디어가 또 있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들이다. 이러한 미디어들 중에 흥행한 작품들은 일관된 주제를 표현했다. 최근까지 흥행한 어벤져스의 주제는 "슈퍼히어로 혼자서는 맞설 수 없는 적과 싸운다"였다. 만화 원피스는 "자유를 꿈꾸는 주인공 루피가 동료들을 만나 원피스라는 보물을 찾으러 간다"라는 게 주제다. 이러한 주제를 여러 이야기를 통해 결말까지 나아가면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대중 문학들은 작가들이 쓴 시나리오에 의해 연출된 것이다. 시나리오에서 주제가 잘 드러나야 최종 결과물에서 제대로 표현이 가능하다. 독서모임 글쓰기분야의 마지막 선정 책인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주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진정한 주제는 한 단어가 아니라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한 이야기 속에서 더이상 축약할 수 없는 의미를 표현해 주는 의미가 명쾌하게 드러나는 한 문장. 필자는 개인적으로 주도적인 아이디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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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이야기의 주도적인 아이디어는 한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전제가 성립되고 그에 따라 직업이 시작되고 나면 머릿속에 들어오는 모든 생각들을 모두 전개시켜 봐야 한다. 그러나 궁긍적으로 영화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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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나의 분명한 아이디어로 잘 만들어진 작품은 작가의 함내를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영역들에 적용시켜 보면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발견해 낸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매트릭스>가 이런 현상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도적인 아이디어는 "주인공인 네오가 가상공간과 현실에서 자신을 찾아 인류를 구한다"이다. 이 이야기를 보고 누군가는 디지털 시대의 무한 복제가 가능한 세상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른 누군가는 장자의 호접지몽과 연관하여 인생의 덧없음을 얘기하기도 한다. 여기에 반대로 작품에 많은 아이디어를 넣으려 한다면 관객들은 마음을 닫고 작품이 여러 이야기로만 쪼개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게 된다.
이렇게 이번 책까지 9권의 글쓰기 책을 보고 나니 내가 해야할 일이 정해졌다. 서평쓰기 전에 내가 할 말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제를 결론까지 이어가도록 주장과 근거들을 담는 것이다.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못난 글을 쓰지 않게 하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 말고 못난 글이 되지 않게 하자.
출처모음
[1] 소크라테스 이미지: http://sgsg.hankyung.com/apps.frm/news.view?nkey=19967&c1=99&c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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