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규진아

  <최고의 설득>을 읽고 보니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한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 그걸 해쳐나간 이야기를 통해 책에서 말한 좋은 스토리텔링 방법을 적용해 본다.

 

대우 아이큐 슈퍼 (출처: http://www.2cpu.co.kr/system/2277?&page=5)

  어릴적 나는 부유한 가정에서 살았다. 강남구 청담동에서 단독주택에 살았으니 잘 살았다. 초등학생 일 때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상을 타고 자격증도 땄을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 잘한다며 300만 원 컴퓨터를 사주셨다. 필요한 건 대부분 다 사주셨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컴퓨터는 학업에 도움이 안된다며 최신 컴퓨터는 사주지 않으셨다. 컴퓨터에 대한 갈증이 쌓이던 차에 친구가 자기 컴퓨터를 가지게 되어 친구 컴퓨터로 갈증을 해소했다. 가끔 컴퓨터 잡지를 사면 별첨으로 주는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자주 설치해 보았다. 거의 대부분 설치하다 망쳐서 되돌리기가 일쑤였다. 매번 친구한테 욕먹는 게 싫어서 컴퓨터를 잘하고 싶었다. 친구에게 뽐내고도 싶었고 도움을 주고도 싶었다. 그래서 가고 싶은 학과는 항상 전자계산학과(전산학과)였다. 공부를 못해서 전산학과를 들어갈 수 있는 학교를 찾아 지방대학에 들어갔다.

 

출처: http://www.jubileebank.kr/archives/1341

  대학 수업은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하고 싶었던 분야라 즐겁게 공부했다. 2학년이 되었고 갑작스런 아버지 회사 부도 소식에 휴학을 하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아르바이트를 했다. 빨간 압류 딱지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부도가 있던 첫겨울엔 수도가 얼고 가스는 끊겨서 몇 겹의 이불로만 겨울을 보냈다. 가끔은 근처 친구네 집에서 물을 길어와 가족이 씻기도 했다.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미래가 너무 불투명해 보였다. 이대로는 컴퓨터 분야로 못 갈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매일 10시간 알바 시간 이후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컴퓨터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영장이 나와 군대를 가게 됐다. 그 사이 운 좋게 임대아파트에 당첨되어 집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부모님은 한솥도시락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서 우리 가족은 한 숨을 돌리게 되었다. 전역을 하니 복학까지 9개월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부모님께서 이제는 뒷바라지를 해줄수 있다며 공부하도록 지원을 해 주셨다.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친한 형의 추천이였던 6개월 연수하는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 공부하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6개월을 보냈다. 학원 수료 후 이어서 게임회사 인턴 2개월을 마치니 나에게도 행운이 왔다.

 

  삼성전자에서 주최하는 대학생 인재 육성 제도인 소프트웨어 멤버십에 당첨이 됐다. 게임회사 인턴 경력이 도움이 됐던 것이다. 지난 2년간의 공백을 보상 받듯이 남은 대학생활 2년동안 컴퓨터 공부를 하며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멤버십 특전으로 면접을 보고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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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 이야기다. 이렇게 글로 쓰고 나니 왠지 후련하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말한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를 느끼게 한다. 아르바이트 2년과 군대 2년 총 4년 동안 컴퓨터를 잊지 않으려 했다. 꾸준히 공부해서 나름의 결과를 얻었다. 졸꾸로 성공 경험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내가 깨달은 인생 교훈이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3540048

최고의 설득 -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계 정상들의 스피치

  <최고의 설득> 저자인 카민 갤로는 나와 같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고 한다. 이건 많은 스토리텔러들이 가진 공통점으로 난관에 직면한 적이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나누려는 열의를 지녔다는 것이다. 체인지 그라운드의 빡독 스피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책에서 저자는 37가지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중에서 내게 와 닿은 3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1. 내 이야기

 

  저자가 주장한대로 스스로 고무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고무할 수 없다고 한다. 내 이야기를 잘하는 방법은 우선 내면을 깊이 성찰하여 진정한 열정과 소명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건 자신의 이야기에 스스로 설득되지 않으면 누구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서 잘 써진 이야기에는 진정성이 담겨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통령의 글쓰기>, <유혹하는 글쓰기>에서도 동일하게 주장한다. 글뿐만 아니라 대중가요에서도 이 방법은 통한다. 내가 좋아하는 힙합 중에 다이내믹 듀오 <고백>, 송민호 <겁>, 블랙 넛 <내가 할 수 있는 건> 들은 자기 이야기를 가사에 담아 인기를 많이 얻었었다.

 

 

 

 

2. 역경, 고난, 극복

 

  "고난은 자연의 일부다. 우리는 고생담을 거부하지 못한다." 저자의 이 말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과 아픔을 겪기 때문에 난관을 넘어서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희망이나 동기부여를 해 준다. 이런 이야기만큼 사람들을 확실하게 움직이는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역경과 극복은 그 이야기의 필수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작품과 대중문화에서도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가장 인기가 많다. 가장 좋은 사례로 <무한도전>를 들 수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무한도전 멤버들이 고난과 아픔을 당할 때 많은 함께 울었고 극복했을 때 기뻐하고 힘을 얻었었다.

 

 

 

3. 픽사의 7단계 스토리텔링 비법

 

  픽사 영화의 애니메이터 겸 작가로 참여한 오스틴 메디슨(Austin madison)이 말한 모든 픽사 영화가 따르는 7단계 스토리텔링 비법이다. 이 비법은 관중을 주인공의 여정에 끌어들이고 환호할 거리를 주기 위한 것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기사, 극본, 소설, 프레젠테이션, 강연 등은 모든 형태의 이야기에도 적용이 될 수 있다.

1. 옛날에 (______)가 있었다 
2. 그는 매일 (______)를 한다. 
3. 그러던 어느날 (______)가 일어난다. 
4. 그래서 (______)가 일어난다. 
5. 그래서 (______)가 일어난다. 
6. 그러다가 마침내 (______)가 일어난다. 
7. 그 이후 (______) 하게 된다.

실용적이면서 적용하기도 어렵지 않아 아주 좋은 팁이다. 그래서 이번 서평에 바로 적용해 보았다. 서두의 이야기를 쓰기 전에 아래처럼 정리하고 이야기로 풀어냈었다.

 

1. 옛날에 (컴퓨터를 좋아하던 아이)가 있었다
2. 그는 매일 (친구 컴퓨터로 실수를 하면서 흥미를 유지하고 있었다.)를 한다.
3. 그러던 어느날 (대학을 가고 아버지 사업 부도로 생계유지를 위해 다 포기하고 알바를 하게 된다.)가 일어난다.
4. 그래서 (일한지 1년 뒤 이대로는 컴퓨터를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아 컴퓨터 학원을 다니게 된다. 그래서 흥미를 유지하게 된다.)가 일어난다.
5. 그래서 (전역 후 6개월 연수과정 컴퓨터 학원을 다녔고 게임회사 인턴 2개월 경험을 하게 된다.)가 일어난다.
6. 그러다가 마침내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에 참여하게 된다.)가 일어난다.
7. 그 이후 (멤버십 수료 후 면접을 통과하여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하게 된다.

 

 

 

이렇게 서평을 쓰고 보니 <최고의 설득>은 글쓰기를 위한 좋은 교재였다. 37가지의 사례가 있으니 자신의 맥락에 맞춰 힌트를 얻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시라. 당신의 이야기에서 전설이 만들어지고 유산이 남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