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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대로 잠자고 싶다

pixabey [1]

겨우 100년이 지나는 사이에, 인류는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생물학적 명령을 내쳐 왔다. 진화가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위해 340만 년에 걸쳐 완성한 필수 조건을 말이다. 그 결과 선진국 전역에서 수면 단축이 일어나면서 우리의 건강, 기대 여명, 안전, 생산성, 아이 교육에 재앙 수준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487

 

  2월부터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하는 66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66 챌린지는 66일 동안 자신이 정한 목표를 매일매일 점검하고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자기 계발 행사다. 4번째 도전에 참여 중인데 도전할 때마다 매번 포함되는 목표가 있다. 바로 "잠자는 시간 관리"이다.

 

  퇴근 후 독서하고 나서 아이를 재우면서 같이 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독서하고 출근하는 과정으로 일상을 반복하려 한다. 새벽 독서, 저녁 공부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목표를 삼고 노력 중이다. 계획된 일상을 매일 유지하려고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생기면 이후 일정이 모두 틀어져 늦게까지 계획한 일을 하게 된다.

 

  한 번 틀어진 일정은 악순환 고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늦은 취침시간, 기상, 출근, 퇴근, 독서, 집안일 다시 늦은 취침시간으로 이어지는 일상은 더욱더 순환을 강화시켰다. 독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이 생겨 수면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하루 일과 중에 수면이 가장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수면시간을 쥐어짜서 5시간 30분으로 줄여서 모자란 독서시간을 채웠다. 이게 고통의 시작이었다.

 

  난 수면을 너무 얕보았다. 주중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면 충분히 수면 부채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면 부족은 해결하지 못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책을 보니 내 몸을 얼마나 가혹하게 고문한 건지 깨닫게 되었다.

 

딩어스의 연구로 돌아가서, 독자는 회복 잠을 꽤 긴 시간 자고 나면 모든 참가자들이 최적 수행 상태를 회복했을 것이라고 예측했을지도 모르겠다. 주중에 빚진 잠을 주말에 <푹 자면> 보충할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하지만 사흘 밤을 연달아 즉흥적으로 회복 잠을 잔 뒤에도, 규칙적으로 꼬박 여덟 시간씩 자던 때의 원래 기준선까지 수행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어느 집단도 앞서 며칠에 걸쳐 잃었던 수면 시간을 다 되찾지 못했다. 앞서 이미 말했듯이, 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201

 

  잠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 중에 진화 관점에서 본 잠이 가장 잠의 중요성을 두드러지게 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살펴본 모든 종은 잠을 잔다. 몇 억년이 지난 지금까지 잠은 그 수많은 동물들이 진화해 올 때 계속 존속되어 왔다. <진화의 배신>에서 보면 지금 현존하는 동물들이 갖고 있는 기능은 진화에서 살아남은 승리자들의 기능이었다. 수면하는 수 시간 동안 외부의 공격을 막을 수 없는데도 이 기능은 지금도 남아 있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해 보면 명백한 위험과 피해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혜택을 수면이 제공하였기에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잠이 주는 혜택은 무엇일까? 기억력을 강화하고 창의력을 더 높여준다.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한다. 몸매도 더 날씬하게 유지하고 식욕도 줄여 준다. 암과 치매도 예방한다. 감기와 독감도 막아 준다. 심장 마비와 뇌졸중, 당뇨병 위험도 줄여 준다. 행복한 기분을 높이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은 줄여 준다. 무슨 만병 통치약 같은 혜택이다. 하지만 위 혜택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발견한 현상이다. 꼼꼼히 심사를 거친 발표된 과학 논문만 17,000 편이 넘는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언제 자고 몇시간을 자야 하는지 다. 책의 내용과 미국 수면 재단의 연령별 권고 수면 시간[2]을 종합해서 정리했다. 참고로 수면 시각은 정확히 설명되어 있지 않아 내가 어느 정도 추측한 시각이다. 오차가 앞뒤로 1 시간 된다고 추정하면 된다.

연령별 수면 주기

  일단 성인은 7~9시간의 수면을 권고한다. 중간인 8시간을 최적이라고 보고 수면시각에 맞춰 보면 저녁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적당한 수면 시간이다. 딸아이 연령대인 3~5세 어린이는 11시간 정도가 권고 시간이다. 시각은 저녁 10시에 자서 오전 9시까지다. 그리고 청소년 연령대는 신체 리듬이 가장 늦어져 새벽 1시에서 오전 10시까지다.

 

  이렇게 표로 보니 여러 책에서 얘기한 청소년의 수면 시간이 성인과 다르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겠다. 성인이 잠이 드는 저녁 11시는 청소년에겐 아직 멀쩡한 시간이다. 그들은 그보다 2시간 뒤가 되어야 졸린다. 그리고 성인이 일어나는 오전 7시는 청소년에겐 잠잔 지 6시간밖에 안된 시각이다. 성인의 수면 관점에서 보면 11시에 자서 새벽 4시에 깨우는 꼴이다.

 

  연령대별 수면 시간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퍼져서 연령대에 맞게 일상의 시작과 끝을 조정했으면 좋겠다. 합리적이고 효율을 따지는 요즘 시대에 맥락에 따른 일정 관리가 정말 필요하다.

 

  권고시간을 찬찬히 보니 내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시간이다. 내 경우 저녁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잔다면 충분히 8시간을 채울 수 있고 오전에 일어나 2시간 독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7시 퇴근 후 1~2시간 독서 및 공부를 하고 집안일과 아이 재우기를 한다면 내가 원하던 목표들을 할 수도 있고 수면 시간도 채울 수 있다. 제대로 수면을 한다면 집중력도 올라가 효율이 더 좋아질 테니 시도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알려주는 12가지 건강한 수면 비결을 보고 완잠(완벽한 잠)에 도전해 보자.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일어나라. 주중에 부족한 잠은 주말에 더 잔다고 해서 완전히 보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하다가는 월요일에 일찍 일어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매일같이 적어도 30분은 운동을 하려고 애쓰자. 하지만 잠자기 두세 시간 이전에는 끝내자.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커피, 콜라, 일부 차, 초콜릿에는 자극제인 카페인이 들어 있으며, 그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에는 여덟 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 니코틴도 자극제이며, 때론 흡연자는 아주 얕은 잠만 자곤 한다. 게다가 흡연자는 니코틴 금단 증상 때문에 아침에 너무 일찍 깨곤 한다.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잠자러 가기 전에 밤술이나 알코올 함유 음료를 마시면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많이 마시면 렘수면이 사라지고, 더 얕은 잠만 자게 된다.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가벼운 간식은 괜찮지만, 많은 음식은 소화 불량을 일으킬 수 있고, 그러면 잠이 방해를 받는다.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몇몇 흔히 처방되는 심장약, 혈압약, 천식약 뿐만 아니라 기침, 감기, 알레르기에 쓰이는 비처방 약과 허브도 수면 패턴을 교란할 수 있다.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낮잠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후 늦게 낮잠을 자면 밤에 잠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긴장을 풀 시간조차 없을 만큼 일정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지 말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욕조에서 나온 뒤 체온이 떨어지면 졸음이 더 잘 올 수 있고, 또 목욕은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만들어서 더 쉽게 잠들 수 있게 해 준다.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소음, 밝은 빛, 불편한 침대, 따듯한 온도 등 잠을 방해할 만한 것들을 침실에서 없애라. 침실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면 잠을 더 잘 잔다. 편안한 매트리스와 베개는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1.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햇빛은 하루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매일 적어도 30분 동안 실외에서 자연광을 받도록 노력하자.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누웠는데 20분 넘게 잠이 안 오거나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면, 일어나서 졸음이 올 때까지 긴장을 푸는 활동을 하라. 못 잘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은 잘 들기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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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by 매슈 워커 (지은이) / 이한음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 매슈 워커의 책으로, 수면의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하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지를 탁월한 통찰을 담고 있다.

www.aladin.co.kr

 

출처 모음

[1] pixabey: https://pixabay.com/ko/illustrations/책-경치-동화-나무-엘-프-2134779/

[2] 미국 수면 재단 연령병 권고 수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