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부터 제대로 된 독서를 하기 위해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1기 12주와 2기를 현재 진행하면서 총 15권의 책을 읽고 15편의 서평을 썼다. 독서와 글쓰기는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매일매일 치열하게 하고 있다. 이제 독서와 서평은 나에게 큰 의미를 주는 일상 중에 하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작년만 해도 2주에 한 권 밖에 못 읽었는데 이제는 1주에 한 권씩 읽는다. 읽는 건 부담이 없다. 하지만 서평을 쓰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 처음엔 서평을 가볍게 생각했었다. 내 블로그의 초반 5~6편은 책 내용을 단순히 요약한 글이었다.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을 모아 두는 수준이라 서평 쓰는 일이 쉽다고 생각했었다. 씽큐베이션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면서 서평에 대해 토론하니 내가 쓴 것은 서평이 아니었다. 그냥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한 문장 메모였다. 이후 계속된 모임에서 팀원들이 준 피드백에 따라 서평이 조금씩 다듬어졌다.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는 요약이 아닌 서평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렇담 요약이 아닌 서평이란 무엇일까? 서평은 어떻게 써야할까? 이런 고민은 아래 동영상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글쓰기가 두렵다면 3가지를 기억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fWbpnS7okyM
동영상에서 윤PD가 얘기한 대로 서평은 말 그대로 책을 평가하는 글이다. 내가 느낀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만 쓰는 게 아니다. 단순히 느낌만 쓴다면 이건 독후감이 된다. 비평이 되려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논증이 되고 평가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근거가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이어야 독자들이 나의 주장에 수긍을 하게 된다. 이렇게 책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좋은 서평이 된다.
그렇다면 좋은 서평을 쓰면 사람들이 많이 읽고 공감해 줄까? 체감적으로 서평 내용이 좋다고 널리 퍼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주위 사람들과 달리 매주 책을 읽는 나도 씽큐베이션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본적이 거의 없다. 내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서평을 추천하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 최근에야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추천을 받게 되었다. 글로 된 서평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만들어진 서평 콘텐츠도 많이 추천되지 않는다. 금년 초까지 내가 즐겨 듣건 북자지껄 팟캐스트(http://www.podbbang.com/ch/11741)도 시즌2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유튜브의 많은 북투버들이 책 리뷰를 하지만 게임, 음악, 먹방 유튜브가 더 많이 조회된다.
서평이 아닌 다른 분야의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단지 분야의 취향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요소가 있어서 인기를 끄는 것인가? 책 <컨테이저스>에서는 인기 있는 것들에는 공통된 법칙이 있다고 한다. 저자가 발견한 법칙은 소셜화폐의 법칙, 계기의 법칙, 감성의 법칙, 대중성의 법칙, 실용적 가치의 법칙, 이야기성의 법칙 이렇게 6가지가 있다. 6가지 법칙에 대한 설명은 이미 1기 때 컨테이저스를 읽고 서평을 쓰면서 정리했다. 이번 서평에서는 글쓰기 관점으로 보면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2가지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소셜 화폐의 법칙
소셜 화폐의 법칙은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을 공유한다는 의미다. 요즘 SNS를 보면 이 법칙 적용된 콘텐츠를 쉽사리 만날수 있다. 많은 콘텐츠들이 자신이 경험한 여행, 맛집, 게임, 일상 팁 등을 전달한다. 왜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무엇이 그들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할 때 즐거워 한다. 신경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뇌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에 대해 말할 때 음식, 돈 같은 직접적인 보상에 반응하는 두뇌회로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습관의 힘>에서 말한 습관 고리처럼 신호-반복행동-보상의 관계가 여기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 것을 만나는 게 신호가 된다. 이 신호가 켜지면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걸 공유하게 된다. 남에게도 도움이 되었다는 기분이 뿌듯한 감정으로 보상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이 보상을 받기 위해 다음에도 비슷한 신호가 오면 반복적으로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 자체가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쓴 글이 이런 대우를 받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세 가지 방법으로 '내적 비범성' 찾기, 게임 메커닉스 활용하기, '인사이더'라는 소속감 심어주기를 제시한다. 글쓰기에서는 두 가지 방법이 도움되겠다.
첫 번째 내적 비범성 찾기는 사람들이 비범한 사실을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걸 이용하는 것이다. 내가 쓸 주제에서 흥미, 놀라움, 신선함을 주는 요소를 파악해 보는 것이다. 다행히도 저자는 모든 아이디어에 비범성이 있다고 한다. 다른 것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남다른 차별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 방법을 적용해 보면 상반되는 주제를 다룬 책을 2~3권을 서평에서 다뤄 보는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 북자지껄 팟캐스트가 진행한 책 리뷰가 있다. 이 팟캐스트에서는 매주 상반되는 주제 책 2권을 패널들이 토론을 했었다. 더 알기 쉬운 사례로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영화 대 영화 코너가 있다. 개그맨 김경식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영화를 소개하는데 당시 다른 코너는 안 봐도 영화 대 영화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두 번째는 '인사이더'라는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희소성과 배타성을 활용해서 독자에게 소속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당신과 나만 아는 비밀에는 매력적인 당김이 있다. 서평에 그 시대를 풍미했던 문화나 소재를 활용한다면 당시 시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용적 가치의 법칙
사람들은 실용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SNS에 보면 실용적인 정보를 담은 콘텐츠가 많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얘기한 소셜 화폐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공유한다. 실용적 가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서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법칙의 방향이 반대인 것이다. 그렇지만 실용적 가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상대방으로부터 긍정적인 이미지, 즉 소셜화폐를 얻게 된다. 일석 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내 서평이 실용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상품 접근성을 활용하여 희소성과 배타성을 내세우라고 한다. 독자들을 애가 타게 만드는 것이다. 서평에서 책의 많은 내용을 설명하지 말고 핵심 주제 몇 개만 들어내는 것이다. 음식을 보고 먹고 싶은 느낌이 들어야 하는 거지 먹은 느낌이 난다면 음식점은 손해를 본다.
다른 방법은 공유범위를 잘 정하는 것이다. 모든 정보의 공유 대상이 동일하지 않다. 예로 축구 뉴스를 공유한다면 미국과 영국 둘 중에서 어디가 더 공유가 잘 될까? 프리미어 리그가 있는 영국일 것이다. 정보와 관련된 커뮤니티에 적절하게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쓴 서평도 책을 많이 읽는 커뮤니티에 올리는 게 좋다. 책과 서평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므로 우리 서평을 읽어줄 가능성이 높다. 씽큐베이션이 여기에 딱 맞는 커뮤니티 중에 하나다. 또한 게시물에 관련 주제로 해쉬태그를 달면 같은 주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노출이 잘 된다. 해쉬태그는 게시물을 빨리 찾게 해 주는 장치이다. 태그를 선택하는 사람은 이미 관련 정보를 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평을 읽을 가능성이 높게 된다.
위 두 법칙이 잘 적용된 서평을 읽은 독자가 책을 구매하게 된다면 우리가 쓴 서평은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나를 위한 서평도 좋지만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서평이 된다면 내가 더 만족하는 글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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